광고주들은 대중을 움직이고 설득하려 애쓰지만, 대중매체 출현 이래 제품에 대한 사고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킨 광고는 그리 많지 않다.
영국 BBC방송은 3일 인터넷판에서 사람들의 사고를 바꿔 놓은 광고 6가지를 뽑아 소개했다.
◇드비어스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
다이아몬드 업체 드비어스는 1948년부터 시작된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는 광고 문구를 통해 결혼과 약혼의 상징은 다이아몬드 반지라는 인식을 사람들에게 심어줬다.
이 광고가 나오기 전 다이아몬드는 결혼이나 약혼과 같은 의미가 아니었지만, 드비어스는 지구 상에서 가장 단단한 물질이라는 다이아몬드의 성질을 영원성의 개념과 연결, 부각시키면서 사람들의 인식과 문화를 변화시켰다.
◇폴크스바겐 “작게 생각하라”
1950년대 말 미국 자동차업체들은 덩치 크고 강력한 자동차를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미국인의 선호에 맞춰 항공업계에서 광고 영감을 얻으려 했다.
하지만 작고 특이한 형태의 ‘비틀’을 선보였던 폴크스바겐은 고정관념을 깨고 “작게 생각하라”(Think Small)라는 문구의 광고 캠페인을 통해 ‘비틀’의 단점으로 인식됐던 점들을 일부러 부각시켰다.
광고 컨설턴트 밥 가필드는 “자기 비하적인 이 광고는 최초의 포스트모더니즘 광고”라며 “이전에는 진지한 광고 일색이었던 광고계가 이를 계기로 유머와 위트, 아이러니의 시대로 들어섰다”고 말했다.
◇말보로 맨
담배업체 말보로는 카우보이의 강한 남성적 이미지를 강조한 인물 아이콘 ‘말보로 맨’을 통해 순한 여성용 담배라는 말보로의 브랜드 이미지를 거친 남성의 액세서리로 바꿔놓았다.
1955년 이 광고가 시작된 후 2년 만에 말보로의 판매는 300% 증가했다.
◇나이키
나이키는 농구 선수 마이클 조던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고 1988년 부터 ‘저스트 두 잇’이라는 모토를 내세워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등 현명한 광고 전략을 통해 세계적인 스포츠 거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가필드는 “이는 제품을 초월한 광고”라며 “나이키는 디자인이나 스타일이 아니라 개념이다. 그들은 스포츠의 열정과 투지를 상징하며 이를 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앱솔루트 보드카
앱솔루트는 독특한 보드카 병 형상과 ‘앱솔루트’라는 단어를 이용한 단순한 광고를 1981년부터 30여 년간 지속해 오면서 프리미엄 보드카라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데 성공했다.
가필드는 “이들은 브랜드명과 병 모양을 통해 하나의 상품을 상징적 브랜드로 변화시켰다”며 “이는 탁월한 비주얼 광고”라고 말했다.
◇린든 존슨 대통령
꽃밭에서 놀던 소녀가 하늘을 바라보면 카메라가 소녀의 눈을 줌클로즈업하고, 원자폭탄이 터지면서 버섯 구름이 솟아오르는 장면이 등장한다. 그러면 아나운서가 나와 “(투표하지 않고) 집에 있으면 감수해야 할 위험이 너무 크다”며 린든 존슨에게 한 표를 던지라고 촉구한다.
린든 존슨 전 미국 대통령의 오싹한 대선 캠페인 광고는 현대적인 공격적 광고의 길을 연 것으로 평가받는다고 BBC는 전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