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21세기는 지식기반의 사회라고 할 수 있다. 오래 전 지식사회의 도래를 예견했던 피터 드러커는 기업을 경영하는 CEO들을 포함하여 21세기의 모든 사람들이 정보와 지식을 수단으로 새로운 지식과 가치를 창출하는 지식근로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우리는 책을 통해 가장 빠르고 쉽게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그렇다면 대표적인 지식근로자들이자 소위 우리가 성공한 사람들이라고 말할 수 있는 CEO들은 어떤 책들을 읽고 있고 그들의 서가에는 어떤 책들이 꽂혀 있을까.
인성 계발 전문가인 톰 버틀러 보던이 저술한 『CEO의 책꽂이』는 우리들의 이러한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소위 성공한 CEO들이라면 반드시 읽었을, 그리고 한편으로 성공을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50권의 내용을 압축하여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과연 무엇이 인간을 성공하게 하고 또는 실패하게 만드는가에 대해 의문을 품었고 마침내 이 50권의 책들 속에서 해답을 발견해 독자들에게 제시하고 있다. 저자가 선정한 이 50권의 책들은 『손자병법』을 비롯해 『잭 웰치, 끝없는 도전과 용기』에 이르기까지 한마디로 동서고금을 망라한 성공학 베스트 50선이라고 할 수 있다.
대략적으로 이 50권의 책들이 공통적으로 말하고 있는 핵심 키워드는 ‘진정한 성취’이다. 세상은 세상을 효율적이며 인도적이고 아름답게 만들 끝없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 세상 안에서 진정한 위치를 찾는 것은 우리 스스로에게 달려 있으며 자신에게 내재되어 있는 무한한 능력의 원천을 발굴해 이를 용기 있게 실천에 옮김으로써 자신의 삶과 타인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성취라고 저자는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처럼 진정한 성취를 이루어내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무엇일까?
첫째, 성공하는 사람들은 원대한 목표를 수립하고 반드시 이를 달성할 수 있다는 신념의 토대에서 그 목표의 달성을 위해 전력투구하는 집중력을 발휘한다. 세계적인 동기 부여가 중의 한 명인 브라이언 트레이시는 그의 저서 The Psychology of Achievement(성취심리)에서 성공을 원한다면 목표 설정의 전문가가 되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세상 사람들 중 오로지 3% 미만의 사람들만이 글로 적은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1% 미만의 사람들만이 그 목표들을 정기적으로 본다고 말하고 있다. 잭 웰치의 자서전 『잭 웰치, 끝없는 도전과 용기』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는 늘 원대한 목표를 추구했다. 잭웰치는 우리에게 ‘자신이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는지를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는 소중한 교훈을 주고 있다.
둘째, 성공하는 사람들은 낙관주의적 사고를 가지고 있다. 이 책에서 첫번째 소개되는 Ragged Dick(누더기 딕)의 주인공인 구두닦이 소년 딕에서부터 어니스트 섀클턴, 엘리너 루스벨트 등에 이르기까지 모두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결코 희망을 잃지 않았다. 그들은 아무리 험난한 장애물도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는 신념과 낙관적 사고를 지녔고 이러한 신념을 끊임없이 자신에게 불어넣었다. 특히 최초의 남극대륙횡단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품고 탐험에 나섰던 어니스트 섀클턴은 탐험선이 남극의 얼음에 갇혀 침몰하는 절대절명의 위기상황에서도 끝까지 낙관적 태도를 잃지 않고 결국 28명의 대원들을 전원 무사 귀한시킨 진정한 리더였다. 몇해전 번역했던 『섀클턴의 서바이벌 리더십』을 통해 필자 역시 섀클턴의 낙관적 사고와 불굴의 정신에 진한 감동을 느꼈고 그의 진정한 리더로서의 모습은 그 후 필자가 회사 경영이나 인생의 험한 파도를 헤쳐나가는데 커다란 힘이 되고 있다.
셋째, 성공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강한 열정을 갖는다. 성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한다면 결코 그 일에 대해 열정을 가질 수 없고 열정을 쏟을 수 없는 일을 통해서는 결코 성공을 이루어낼 수 없다. 『다이렉트 경영』의 저자이자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컴퓨터 회사인 델 컴퓨터의 회장 겸 CEO인 마이클 델은 의사가 되기를 바라는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컴퓨터 사업을 고수했다. 컴퓨터 사업에 열중하고 있는 델에게 실망한 그의 아버지가 “지금 네게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다시 생각해라. 너는 평생 무엇을 하고 싶으냐?”라고 물었을 때 델은 “저는 IBM하고 경쟁하고 싶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진정한 성공을 위해서라면 자신이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
넷째, 성공하는 사람들은 변화를 기꺼이 수용하고 기존의 사고에 얽매이지 않는다. 오늘날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전 덕분에 우리가 익숙해있던 상황은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변화의 흐름을 읽고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사람은 도태되고 말 것이다. 특히 기업들의 경우 이를 매일 피부로 느낄 것이다. 얼마 전 국내에서 한 인기 있는 드라마가 방영되던 중 네티즌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적극 개진했고 결국 그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이러한 압력과 작가의 의견이 절충되는 선에서 종결부가 마무리되었다. 이것은 우리가 지금까지 경험해왔던 상황과는 크게 다른 것이다. 즉 과거에는 기업이나 생산업체가 제공하는 제품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였던 소비자들이 이제는 제품의 제조 과정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특히 오늘날 인터넷 및 새로운 기술의 발달 그리고 글로벌화로 인해 이러한 변화는 연예, 의료, 금융, 정치, 경제 등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는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가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영원히 그 자리에 있을 것 같았던 치즈가 어느날 갑자기 사라졌을 때 생쥐들은 적극적으로 새로운 치즈를 찾아나선 반면 꼬마 인간들은 눈앞에 직면한 현실에 두려움을 느끼며 미래를 절망적으로 생각했다. 외부적 상황이 변했을 때 우리들 역시 변화지 않으면 오로지 멸망만이 있을 뿐이다. 이 책의 저자 스펜서 존슨은 결국 변화란 무엇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으로 보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다섯째, 성공하는 사람들은 기다리는 법을 안다. 성공의 정상에 오른 사람들 모두 평탄한 길을 걸었던 것은 결코 아니다. 어쩌면 그들은 보통 사람들보다도 훨씬 더 힘든 고난과 시련을 경험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고 자신에게 주어진 고난과 시련을 묵묵히 견디어냈기 때문에 성공의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How to Succeed in Business Without being White(백인이 아니어도 비즈니스에서 성공하는 법)을 저술한 얼 G. 그레이브스가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할 때 동창들은 물론 교수들조차도 웃기는 노릇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으로부터 겨우 50년 전의 일이기는 하지만 당시만 해도 사업은 백인들만을 위한 것이라고 여겨졌다. 그는 이와 같은 인종차별을 비롯한 수많은 시련에도 굴복하지 않고 인내함으로써 마침내 수많은 흑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었다. 『세상을 보는 지혜』에서 발타자르 그라시안 역시 ‘인내야말로 헤라클레스의 강철봉보다도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며 성공을 위해 인내의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여섯째, 성공하는 사람은 성실하고 근면하다. 앞에서 언급한 성공의 요소들을 모두 갖추었더라도 근면하고 성실하지 않으면 결코 진정한 성공에 이를 수 없다는 데는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다. 성공을 위해서는 자신의 일에 근면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열린 마음과 신의와 성실로 일관해야만 한다. 이것은 국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The Wealth and Poverty of Nations(국가의 부와 빈곤)에서 데이비드 S. 랜더스는 스페인 사람들은 만들기보다는 빼앗기에 훨씬 더 관심이 많은, 그것도 종종 하느님의 이름으로 그런 일을 저지르는 ‘절도광’이라고 표현했다. 탐욕과 정당화가 결합되어 스페인은 새로 발견한 신세계를 잔혹하게 짓밟고 착취했다. 그리고 스페인은 신세계을 발판으로 막대한 부를 쌓았고 마드리드는 유럽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가 되었다. 이처럼 막대한 부를 축적한 스페인이 그 후 왜 쇠락의 길을 걷게 되었을까? 그것은 우선 그 부는 정당한 노력의 대가가 아니었다. 쉽게 획득한 부는 산업발전을 위한 투자로 이어지지 않았고 사치와 전쟁으로 낭비되었다. 결국 스페인은 산업, 즉 근면과 노력을 통해서 얻은 부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 부를 생산적으로 활용하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스페인은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그리고 제노바 사람들에 비해 근면성을 별로 존중하지 않았으며 종교적·사회적 우월성에 대한 치명적이 믿음을 갖고 있었다. 스페인은 육체노동은 경멸의 대상으로 여겼고 자신들은 무역을 할 뿐 노동은 ‘하찮은’ 아웃사이더들에게 맡기면 된다고 생각했다. 스페인이 막대한 돈을 어떻게 쓸지 고민하는 동안 유럽의 다른 나라들은 옷감을 짜고, 용광로에서 쇠를 만들고, 목재를 사용하고, 고래 기름을 가공하고, 석탄을 캐내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 상대적으로 대단한 제품들은 아니었지만, 그것들을 생산하기 위한 노동의 과정은 헛되지 않았다.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결국 스페인은 부정한 방법으로 획득한 부때문에 빈곤해졌고 다른 나라들은 보다 영속적인 부를 일구는 근로 습관을 키워내 오늘날까지도 번영을 누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성공하는 사람들의 특징 중 한 가지를 덧붙이자면 성공하는 사람들은 엄청난 독서가라는 사실이다. 성공한 사람들 중 상당수가 어떤 특정한 책을 손에 잡는 순간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고들 이야기한다. 책을 통해 우리는 필요한 정보와 지식, 그리고 지혜와 용기를 얻을 수 있고 성공의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다. 앤서니 라빈스는 “성공은 실마리를 남긴다”라고 했으며 독서는 그러한 실마리를 내 것으로 하는 최선의 수단 가운데 하나다. ‘지도자들은 독서가들이다’라는 말이 있다. 호기심과 학습 능력은 성공에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발전을 추구하는 사람은 데일 카네기가 말했듯이 책이라고 하는 염료 통에 자신의 정신을 깊이 그리고 부단히 담가 물을 들여야만 한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진정한 성공은 결코 우연히 이루어지지 않는다. 원대한 목표, 낙관적 사고, 성실과 근면, 인내, 열정, 변화에 대한 적극적 대응 그리고 그밖의 요소들이 우리 자신의 일과 삶속에 자리잡을 때 우리는 진정한 성취를 이룰 수 있게 될 것이다. 제한된 분량 안에 워낙 많은 종류의 책을 소개하다보니 각 권의 내용을 충분히 소개하지 못하고 있고, 선정된 책의 내용인지 아니면 이 책을 집필한 저자의 주장인지 분명하지 않은 부분이 있어 아쉬움은 있지만 성공학, 자기계발, 리더십 분야에 있어서 명저라고 할 수 있는 50권의 책을 한 권으로 섭렵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한 가치가 있는 투자라고 여겨진다. 여기에 소개된 50권의 책들 모두 소중한 책들이고 이들 중 상당수를 이미 읽은 독자들도 있겠지만 혹시 아직 읽지 않은 분들이라면 올해가 가기전에 『1분 경영』,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실패한 탐험가 성공한 리더』 만큼은 꼭 읽도록 권하고 싶다.